TSMC와 미세공정 경쟁서 성과, 14나노 대비 칩 면적 35% 줄고
전력 효율도 35% 높아져… 하반기 5G 스마트폰 탑재 전망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릴 차세대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9일 삼성전자는 차세대 ‘8나노 RF 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8나노 RF 파운드리로 5G 통신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8나노 RF 공정은 이전 14나노 공정 대비 RF 칩 면적을 약 35%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전력 효율도 약 35% 높아진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8나노 RF 공정 기술을 통해 생산한 RF 칩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 출시될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F 칩은 모뎀 칩에서 나오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 무선 주파수로 바꿔주고, 반대로 모뎀 칩으로 전송하기도 하는 ‘무선 주파수 송수신 반도체’다. 주파수 대역 변경,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을 하는 로직 회로 영역과 주파수 수신 및 증폭 역할을 하는 아날로그 회로 영역으로 구성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로직 회로 영역 성능은 높아지지만 아날로그 영역에서 좁은 선폭 탓에 저항이 증가하고 소비전력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삼성전자는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신호를 크게 증폭할 수 있는 RF 전용 반도체 소자를 개발해 8나노 RF 공정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번 8나노 RF 공정 기술 개발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력을 또 한 번 입증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만 TSMC와 최첨단 미세공정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얻은 성과라 더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5억 개 이상의 모바일 RF 칩을 출하하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형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 마스터는 “공정 미세화와 RF 성능 향상을 동시에 구현한 삼성전자 8나노 기반 RF 파운드리는 소형 저전력 고품질 통신의 장점을 갖춰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최첨단 RF 파운드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5G를 비롯한 차세대 무선통신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력 및 안정적 양산 체제를 바탕으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1위 TSMC(약 53%)에 이어 2위(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