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아니라는 감사원 의뢰 논란 與 “권익위 전수조사 요청하라” 野 “감사원 안되면 경실련 의뢰”
착잡한 與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당 지도부가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조치를 내린 데 대해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감사원에 감사 청구한다는 건 사실상 (의원 소유 부동산)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된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감사원 감사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당만 합의하면 될 거 같은데 여당이 자꾸 왜 발을 빼는지 모르겠다.”(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일괄 출당·탈당 권고 조치를 한 민주당이 9일 국민의힘을 향한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이날 감사원에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조사를 의뢰한 것을 두고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의뢰를 촉구하고 나선 것.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출신인 전현희 위원장이 이끄는 권익위의 조사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전수조사’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로 요구하면 감사원도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날 감사원에 소속 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국회의원은 감사원의 감찰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당 내에서조차 “실현 가능성 검토 없이 무리수를 던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분위기다. 여기에 범야권인 국민의당마저 정의당, 열린민주당과 함께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의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하자 공개적으로 이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경태 의원은 “감사원 감사가 가능하지 않다면 권익위에라도 의뢰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임이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권익위 등) 상대 당이 원하는 곳에서 조사를 받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새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에 이 문제를 털겠다는 방침”이라며 “그간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를 꾸준히 해온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조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