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철거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포클레인이 종잇장처럼 구겨진 노란색 버스를 끌어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오후 9시경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버스를 수색 중인 소방대원들. 이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버스 탑승객 9명이 사망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이 숨졌다. 참사를 목격한 주민은 “마치 공포·재난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심형석 씨는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심 씨는 “찰나였다. 영화처럼 건물 하나가 덮치면서 통째로 깨졌다. 그러면서 그 뒤로 구름처럼 뿌옇게 돼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영화 미스트처럼 돼서 몇 십초 동안 앞이 안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민들은 평소 불안감에 사고 현장에 있던 버스정류장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 씨는 버스정류장 자체를 폐쇄하거나 통제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는 지적도 내놨다. 심 씨는 “지금 조선대학교 쪽에 지하철 공사를 하는데, 차량들이 도는데 버스정류장이 걸린다. 거기는 버스정류장을 없애버렸다. 위험요소를 그렇게 제거하더라”라며 “그런데 여기는 가림막을 했는데, 솔직히 가림막이 큰 돌이나 건물에서 떨어졌을 때 보호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엔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이 이뤄질 예정이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