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 야권에선 새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후보들간의 충돌이 이어졌다. ‘세대교체론’과 ‘경륜론’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당원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보수정당의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 서로 흘린 눈물 놓고 “불쾌” 신경전
이 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망상이란 단어를 쓰는 게 장애인 비하다’ 이렇게까지 나가셨는데, 아무리 선거라고 해도 후배를 ‘막말러’로 규정했다”면서 “그런 프레임 씌우기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막판 득표에 호소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아직까지 (당원들에게) 문자 한 통도 안 보냈다. 이게 오만함이 아니라 (정치의) 고비용 구조를 바꾸고 싶었던 것”이라며 ‘새정치’를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센 바람에 당의 뿌리마저 뽑히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불안이 아닌 안정을 택해달라. 분열이 아닌 통합에 손을 들어달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내 화합도 못 하면서 어떻게 범야권의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겠냐”면서 “대통합과 혁신으로 정권교체의 과업을 완수하는 데 길을 나서겠다”고 했다.
● 당원 투표율 44.7% 역대 최고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진행된 당원 투표율이 44.72%(오후 3시 기준)를 기록해 지금과 같은 선거인단 체제로 전당대회를 치른 20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7~8일 모바일로 진행된 투표에서 36.16%의 투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투표 불참자를 대상으로 9~10일 양일간 이뤄진 ARS 투표에서도 약 9%의 당원이 참여한 것. 당 관계자는 “전체 결과의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일반적인 여론조사에 비해 응답률이 상당히 높아서 표본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채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는 11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힐 인물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예비경선 1위를 차지하면서 대세론을 형성한 이 전 최고위원이 당선될 경우 보수정당 역사상 첫 30대 원외 당 대표라는 변화의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다. 반면 나 전 의원이나 주 의원 등 중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 밖에 있는 주자들과의 통합과 대선 경선의 안정적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는 상승세를 탄 이 전 최고위원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결국 당원들(70%)이 ‘내년 대선을 치르기 위해 경륜이 필요하다’는 데 손을 들어 줄 것이냐, ‘당 얼굴의 전면적 변화가 대선에 더 유리하다’는 쪽을 선택할 것이냐에 선거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