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오른쪽) 원내대변인,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an72@donga.com
국민의힘이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의뢰했던 감사원이 ‘법률이 정한 권한과 직무 범위 내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전수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고 통보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소속의원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이미 지난 3월 전수조사는 물론, 감사원 조사·특검·국정조사 의지까지 강력하게 밝혔다”며 “국민의힘은 소속의원 102명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투기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에 소속 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날 감사원의 직무감찰 범위를 규정한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에 명시된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들면서 “전수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권익위는 전수조사에 대한 공정성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면서 “조사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직무배제를 했다고 하지만, 조국·추미애·박범계·이용구 등 친정권 인사들에 대해 입맛대로 유권해석을 내리고, 민주당의 대표조차 ‘부실조사’라고 지적하는 권익위를 생각하면 과연 야당과 국민들이 권익위의 조사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권익위가 ‘정권 권익위’로 전락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난 부동산 민심에 공정성으로 응답해야 한다”며 “권익위는 야당의 조사 의뢰에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하게 보장해 진정한 국민의 권익위원회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