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그룹 회장 전격회동
수소기업 협의체를 추진 중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왼쪽부터)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효성 등 4개 그룹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손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10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들 기업이 중심이 되는 수소기업 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수소기업 협의체는 현대차, SK, 포스코 등 3개 그룹이 공동 의장을 맡고, 효성을 포함한 4개 그룹이 함께 수소 관련 기업들의 추가 참여를 견인할 계획이다. 7월까지 참여 기관을 확정하고 9월 중 최고경영자(CEO) 총회를 개최해 출범을 공식화하는 일정이다.
수소기업 협의체는 포럼을 열어 투자를 촉진하고 수소산업 밸류체인 확대에 나선다. 또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수소경제위원회와 함께 수소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3월엔 최태원 회장을 만나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관련 기업 CEO 협의체가 필요하고 말했고 상반기(1∼6월) 중 협의체 출범에 합의했다.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수소 생산과 유통, 기술 개발,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기업 한 곳이 다 할 수 없으니 서로 뛰어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 시너지를 내보자는 제안이었다.
이에 따라 3개 그룹이 먼저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에 뜻을 모았고 이어 효성그룹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설립 논의가 본격화됐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 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 기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수소차 판매량 1위 기업으로 수소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친환경 수소 생산 500만 t을 목표로 수소 생산에 집중한다. 철강업계 최초로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해 상용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모두 갖출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몇 안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힌다. 효성그룹도 국내 30여 곳에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국내 주요 기업들과 수소사업 관련 협력을 강화해 수소사회 조기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국내 수소산업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선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수소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은 “수소경제는 포스코 단독으로만 이뤄낼 수 없다. 산업계가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수소 충전 및 공급 설비를 국산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