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가 2019년 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비서 성폭행’ 관련 강제추행 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 김지은 씨가 정신적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제기한 민사소송 첫 재판에서 안 전 지사 측이 “합의된 관계였다”며 김 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오덕식)는 11일 김 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당사자인 양측 소송대리인만 참석해 진행됐다.
안 전 지사의 소송대리인은 재판에 앞서 제출한 의견서에서처럼 “불법 행위는 없었다. 김 씨의 정신적 피해와 안 전 지사의 행위 사이엔 인과 관계가 없으며 2차 가해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 측 대리인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과 2차 가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정신과적 영구장해를 입었다”며 위자료와 치료비 등을 청구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씨 측에 실제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충청남도 측에는 “개인의 불법행위라고 해도 직무 관련성이 전혀 없는지를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을 2회 변론기일로 지정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재판이 끝난 후 안 전 지사 측 대리인은 ‘불법행위가 아니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련 형사재판에서 주장한 것처럼 ‘합의하에 맺은 관계’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후 김 씨는 지난해 7월 성폭행 피해로 인한 손해와 수사·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2차 가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받아야 한다며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에 총 3억 원의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