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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기자와 불안한 앵커와 그걸 지켜보는 시청자

입력 | 2021-06-11 23:30:00

스포츠 기자 제시카 카이무(오른쪽)가 앵커 엘마리 카푼다의 진행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생방송 중인 걸 모르고 앵커의 진행방식을 지적하던 기자가 스태프의 뒤늦은 제지에 당황하는 영상이 화제다.

10일(현지시간) 타임스 라이브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남서 아프리카 나미비아 NBC 방송사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엘마리 카푼다는 다음 소식인 권투 경기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덧붙이며 스포츠 기자 제시카 카이무를 소개했다.

그러자 제시카는 엘마리의 진행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아니, 우리는 그렇게 가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그냥 나한테 인사만 하고 ‘(뉴스를) 가져가라’라고 말하면 돼요”라고 지적했다.

리허설이었다면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장면이다. 녹화 중이었더라도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촬영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생방송이었다는 것.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당황한 스태프가 “제시카, 우리 지금 생방송 중이에요”라고 하자 더 당황한 제시카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허공을 응시했다. 제시카와 스태프를 번갈아 쳐보던 앵커 엘마리 역시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고개를 돌렸다. 숨 막히는 정적 끝에 화면은 다른 그래픽으로 전환됐다.

트위터 갈무리


이 장면은 트위터에서 ‘밈(meme·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유행)’으로 번져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누리꾼들은 “그냥 나한테 인사만 하고 넘기라”라는 제시카의 단호함과 “제시카, 우리 지금 생방송 중이에요”라는 스태프의 떨리는 목소리에 열광했다.

다른 방송사의 뉴스 진행자들이 제시카와 엘마리를 그대로 재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방송사고가 화제가 되자 제시카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 사이에 말다툼은 없었다. 엘마리가 대본대로 가지 않아 바로잡으려 했던 것뿐”이라며 “내가 생방송 중인 걸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