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조국 부부에게 “위조의 시간” 언급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심리로 진행된 유 전 시장에 대한 오전 속행 공판이 끝나고, 오후 2시 같은 재판부가 입시 비리 속행 공판을 이어갔다. 재판 시작 약 10분 전 정 교수가 회색 정장에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법정에 들어왔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돼 이날 호송차로 구치소에서 이동했다. 지난해 9월 별건으로 진행된 정 교수의 1심 입시비리 재판에 조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적은 있지만 부부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재판 시작 전까지 대화를 계속 나눴다.지난해 12월 이후 재판부 구성 판사 3명이 모두 변경되면서 검사는 공소사실을 간략히 설명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설명하면서 “‘위조의 시간’에 허위경력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 전 장관이 펴낸 ‘조국의 시간’ 회고록에 빗대 범죄 사실을 부각시킨 것이다. 조 전 장관은 검사가 자녀들의 허위 스펙들을 지적하자 눈을 감고 고개를 젖히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조국 “투망식 공소제기…방어 힘들어”
지난해 11월 하순 감찰 무마 혐의 공판 이후 약 6개월 반 만에 재판을 받게 된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틀즈의 ‘멀고도 험한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이라는 노래를 소개하며 심정을 표현했다. “당신에게로 가는 멀고도 험한 길, 결코 없어질 것 같지가 않다”는 가사가 담긴 노래다. 조 전 장관은 오전 9시40분경 법정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성실하게 소명하고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원지검 수사팀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는 공소장 추가 부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감찰 무마 공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은 최초 공소제기 이후 직무유기 혐의를 추가하는 등 총 3차례 공소장을 변경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조 전 장관 측은 “검찰이 ‘투망식 공소’를 했다”면서 “‘A가 아니면 B가 걸려라’는 식으로 돼 있어 방어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무마 혐의 심리가 종료된 만큼 입시비리 혐의와 분리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