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형’ 대회로 주목받는 VNL 외부왕래 엄격 차단속 伊서 진행중… 주전-감독 제외 전원 마스크 착용 선심 배치 없고 코트 변경도 생략… 한국 여자팀, 최종 점검 기회 활용
지난달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막을 올린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는 외부와의 왕래를 차단한 ‘버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태국과의 경기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한국 선수단. FIVB 제공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불안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강행 의지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와중에 인구 약 15만 명의 항구도시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도 참가 중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국가대항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가 그 무대다.
○동선 중첩 막으려 사흘씩 번갈아가며 경기
2018년 출범한 VNL은 월드리그(남자)와 월드그랑프리(여자)를 통합 개편한 대회다. 남녀 각각 16개 팀이 5주 동안 세계를 돌며 예선을 치른 뒤 상위 6개 팀이 결선 라운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2019년 2회 대회까지 치른 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다.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FIVB가 꺼내 든 카드는 ‘버블(Bubble)’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물방울처럼 외부와의 왕래를 차단해 대회를 치른다는 의미. 6개국이 유치를 신청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인 가운데 이탈리아 리미니가 시설, 국제대회 경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개최지로 선택됐다.
○수면-식사때 외엔 항상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신설된 규정도 많다. 우선 모든 참가자들은 경기장, 호텔 등 지정된 장소에만 있을 수 있다. 수면,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FFP2 마스크 등 연맹이 정한 마스크만 허용된다. 버블 진입 후에는 나흘마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며 4시간마다 마스크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 숙소로 지정된 전체 5개 호텔에서도 팀별로 층을 구별해 사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도 가급적 다른 팀과 함께 탑승하지 않는다. 음식을 포함한 외부 주문도 제한된다.
경기장 풍경도 달라졌다. 우선 코트에서는 각 팀 주전 7명과 감독, 주·부심만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심판들도 경기를 시작하는 첫 서브가 준비되기 전까진 마스크를 써야 한다. 관련 인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라인아웃 여부 등을 살피는 선심도 이번 대회에는 배치하지 않는다. 그 대신 비디오판독을 활용한다.
경기 전 악수를 비롯해 기념품 교환 등도 할 수 없다. 세트가 끝날 때마다 하는 코트 체인지도 생략했다. 선수단 내 물병, 수건 공유나 심판진의 카드, 호루라기 공유도 금지했다. 서브 넣을 선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사람도 마스크에 라텍스 장갑을 낀 채 선수와 최소 1.5m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선수에게 공을 직접 건네는 대신 지정된 함에 공을 넣는다. 공 역시 수시로 소독제로 닦는다. 탈의실 내 샤워시설 사용도 제한된다.
○독일 대표팀 버스 기사 1명 확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경기에서 배제돼 격리 조치된다. 최장 10일까지 격리되며 재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경우 다시 버블에 진입할 수 있다. 선수단 내 코로나19가 퍼져 선수가 채 6명이 되지 않으면 즉시 0-3 부전패 처리된다. 앞서 대회 전 태국 여자 대표팀 내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으나 주최 측에서 명단 교체를 허용하면서 대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2월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대표 자격 박탈된 이재영, 다영 쌍둥이 자매의 자리를 채우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전체 예선 5주 차 중 3주 차 일정이 완료된 가운데 한국은 1승 8패로 전체 16팀 중 15위를 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