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인원제한 완화
14일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선 7000명 이상이 동시에 프로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의 공연도 4000명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실외 스포츠경기장과 대중음악 공연장의 입장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11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지 않는 탓에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대구 제주는 2단계)를 유지했지만 그 대신 문화체육 행사의 관람제한 수위를 낮춘 것이다.
우선 실외 스포츠경기장은 2단계 지역에서 좌석 수의 30%까지 입장이 허용된다. 현재(10%)의 3배 수준이다. 서울 잠실구장(좌석 수 2만5000개) 관람객은 최대 2500명에서 7500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30%로 제한 중인 1.5단계 지역에선 50%까지 많아진다. 좌석 2만3646개인 부산 사직구장에는 앞으로 1만1823명이 입장할 수 있다. 대중음악 공연의 입장 허용 인원도 최대 4000명까지 늘어난다.
14일부터 잠실야구장, 7500명 함께 직관한다
실외경기 관중 최대 50% 허용, 콘서트장에 4000명까지 입장 경기장 좌석의 10% 관객만 입장하고 있는 수도권의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야구장에 관중이 들어오면 인원과 관계없이 고정 지출이 발생한다. 관중 10% 입장으로는 경기당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10일 현재까지 KBO리그 10개 구단의 입장 수입은 89억1834만 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00억 원이 줄어들었다.
새로운 조정안이 시행되는 14일은 각 구단의 이동일이라 경기가 없다. 구단들은 15일부터 관중을 늘려 입장시킨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구단 내 안전요원 수도 늘릴 계획이다. 다만 경기장 내 음식 섭취와 육성 응원은 계속 금지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장 내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음식 섭취를 금지한 조치도 풀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관계자는 “발열 체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행사장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야외무대 앞쪽에 의자를 배치해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며 안전요원이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정부는 새로운 거리 두기 개편안의 시행을 앞두고 14일부터 강원도에서 이 제도를 시범 적용한다. 춘천, 원주, 강릉을 제외한 나머지 강원 15개 시군에서는 이날부터 개인 모임을 8명까지 할 수 있다. 식당, 카페 영업제한이 사라지고 종교행사는 좌석 수의 50%까지 참석 가능하다.
일부에선 거리 두기 개편안을 촉박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6월 말에 끝나고 항체 형성 기간이 2주 정도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7월 중하순에 거리 두기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몇 달 동안 거리 두기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으며 적용 시점을 논의하고 있다”며 “6월까지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그때부터 ‘일상 회복’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이헌재·임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