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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 대표해 사과드린다” 눈물…천안함 유족 “그마음 변치마라”

입력 | 2021-06-14 09:09:00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당 지도부와 함께 1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눈물을 닦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을 만나 눈시울을 붉히며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이날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피격사건·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도발·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참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서범수 비서실장 내정자·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내정자·배현진·조수진·정미경·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동석했다.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이 대표는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헌화한 뒤, 유가족 두 명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천안함 피격으로 남편을 잃은 한 유족이 “제 (고등학생) 아들이 상처를 좀 많이 받았다. 이 대표가 하신 말씀을 보고 아들이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꼭 말해달라고 했다. 그 말씀을 전해드리려고 아침부터 여기에 있었다”라며 울먹였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천안함 생존장병 및 유가족 시위 현장에 참석해 “동작구 현충원에 계신 유공자들과 전직 대통령을 뵙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서해 바다를 지키다가 사망한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전 현충원에 계신 분들도 동등하게 예우하고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묘역을 찾은 천안함 희생 장병의 한 아버지도 “아들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게 신경써달라”고 했다.

유족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진 이 대표는 “꼭 그렇게 하겠다. 앞으로 자주 인사드리겠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주 천안함 유족분들, 생존한 분들, 최원일 전 함장님 말씀을 들었는데 저희가 너무 미흡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당 차원에서 별도의 팀을 구성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장병들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바로 착수하겠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대표는 “저희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못했다”며 “이렇게 10년이 넘어가는데도 마음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당 지도부와 함께 1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이 대표는 천안함 희생자를 구조하다가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묘소, 제2연평해전 전사자 및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마린온 순직장병 묘역을 두루 참배했다. 묘역마다 ‘잊지 않겠습니다’가 적힌 근조 화환을 바치는 이 대표의 눈가는 계속 불거진 상태였다.

이 대표는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으로서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 사고의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 그런 부분을 상당히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이번 일정의 의미를 밝혔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해 “북한 도발을 인정하는 부분에 있어 과거 더불어민주당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부상입은 분들께 흡족할 만한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도 여야 협치의 한 대상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막말 문제에 대해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발언에 대해 사회적으로 엄격하게 조치하듯 “서해 교전·연평도 포격전 등에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왜곡·편향 없이 기려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에서 다시는 국가 위해 헌신한 분들 마음 아프게 하는 일 없도록 엄중한 판단해주셨으면 한다. 저희 당에도 비슷한 일 있다면 엄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