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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으면 고통 속에 살까봐”…장애子 살해한 노모의 눈물

입력 | 2021-06-14 19:30:00

눈물을 보이는 황 씨. 텅쉰망


지적장애가 있던 40대 아들을 살해한 팔순 어머니의 재판이 최근 열린 가운데, 그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살해 동기 등을 참작할 만한 사정으로 본 것이다.

중국 텅쉰망에 따르면 사건은 2017년 발생했다. 80대 노인 황 씨는 광둥성 광저우의 한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그에 따르면 아들 리 씨는 어릴 때부터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렸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은 그는 리 씨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전국으로 유명하다는 의사를 다 찾아다녔지만 차도는 없었다.

황 씨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둔 채 하루종일 아들을 돌봤다. 아들 리 씨가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식사와 양치 등 기본적인 것도 스스로 하는 게 불가능했던 탓이다. 게다가 리 씨는 성인이 되면서 거동조차 쉽지 않게 됐다.

황 씨도 80세가 넘어서면서 몸살을 앓는 등 이전보다 잔병이 많아지자 아들 걱정이 커졌다. 자신이 먼저 떠난다면 리 씨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맞선까지 알아봤지만, 상황을 알게된 여성들은 난색을 표했다.

결국 황 씨는 아들에게 수면제 60여 알을 먹인 뒤 경찰에 자수했다.

재판장에 선 그는 수면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고통이 없는 방법 같아서”라고 이야기했다. 이같은 일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선 “내가 죽은 뒤 아들이 이 세상을 외롭고 고통스럽게 살아가게하고 싶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법원은 황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령과 자수, 수십 년간 아들에 최선을 다한 점 등이 인정됐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