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용 중개 플랫폼 만들어… VR-3D지도로 앉아서 매물 체크 이르면 이달부터 공인중개사 모집… 수도권 아파트 대상 서비스 안착땐 국내 중개시장 구조 변화… 거래성사땐 직방에 이용료 떼줘 중개사들 총수입 줄면 반발 가능성
비대면 기술로 본 아파트 내·외부 모습1. 비대면 중개 플랫폼 기술인 3차원 지도로 구현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2. 평면도상 창문을 클릭하면 조망과 시간대별 채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3. 가상현실(VR) 영상으로 현관에서 베란다까지 가구 내부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1위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인 ‘직방’이 아파트 중개시장에 진출한다. 현재는 집을 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직방 중개 플랫폼을 통하면 매물을 가상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면 직방이 소정의 이용료를 공인중개사로부터 받는다.
부동산 중개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중개업소가 직방에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라 기존 중개업소들이 반발할 소지도 있다. ‘플랫폼 중개’에 반대하는 중개업소와 직방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제2의 타다’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직방에 따르면 안성우 직방 대표는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매물 콘텐츠를 공인중개사들이 실제 중개에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직방은 이르면 이달 사업에 참여할 공인중개사를 모집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제 계약은 대면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수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비대면으로 거래하려는 수요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면 계약은 공인중개사사무소나 직방이 구축한 거점 오피스인 ‘직방 라운지’를 이용하게 된다. 직방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1호점을 시작으로 수도권 곳곳에 직방 라운지를 만들었다.
일각에선 ‘제2의 타다’ 논란이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직방 때문에 중개인들의 전체 수입이 쪼그라든다고 판단되면 신기술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플랫폼을 통하더라도 공인중개사들이 직접 중개하는 방식은 유지되기 때문에 택시 면허 없이 택시 영업을 한 타다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직방 측은 보고 있다. 사무실을 낼 여력이 되지 않는 공인중개사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 46만여 명 중 중개업에 종사하는 공인중개사는 11만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