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약 백지화 2년만에 전작권 전환후 핵심 과제로 선정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합의 따라 북핵 위협 등 효율적 대응 차원
군 당국이 육해공군의 미사일 전력을 총괄 지휘하는 ‘전략사령부(전략사)’ 창설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현 정부에서 추진하다 2019년 2월 중단하기로 결정한 지 2년 만에 다시 착수한 것이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최근 전략사 창설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우리 군이 추진할 부대구조 개편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방위 작전과 한반도 전구(戰區)작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창설을 재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전략사령관에 중장급 지휘관이 기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해) ‘합동전략사령부’를 창설해 (주요 전략자산을) 통합적 운용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답변한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쳐 이같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전략사가 창설되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의 미사일 지침 해제 합의에 따라 향후 우리 군의 미사일 성능 개량 과정에서 ‘자군 이기주의’로 인한 중복투자와 예산 낭비를 막고, 최적의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전력의 증강 및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시절 전략사 창설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까지 거론되던 안보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군이 별도로 운용 중인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합동 전력화하자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군은 킬체인(Kill Chain·북 미사일 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통합 운용하는 내용의 전략사 창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이를 백지화하고 합동참모본부의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센터’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국방부는 기존 군 조직과 중첩되고 작전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전략사 백지화의 근거로 들었지만 군 일각에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대북 화해 무드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