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준석 돌풍’에 연일 긴장
국민의힘에서 불고 있는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송영길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고 했지만 정작 쇄신의 스포트라이트가 국민의힘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39세 청년 최고위원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차단”이라는 전략 과제까지 세웠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맞세울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출범이 임박한 대선기획단 인선 논의 역시 쳇바퀴만 돌고 있다.
○ 다급한 與, 청년최고에 발언 우선권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최고위원
이 대표는 전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천 자격시험과 대변인 ‘토론 배틀’을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최고위원은 젊은층에서 유행어로 자리 잡은 영화 ‘타짜’의 대사를 인용해 “(국민의힘 개혁 움직임에) 묻고 더블로 가겠다”고 했다.
송 대표도 이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며 “새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고 우리 정치권도 새롭게 변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에 적극 협력해 주실 것을 이 대표께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58세인 송 대표와 36세인 이 대표의 첫 만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예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이다.
○ 대선기획단장, 여전히 설왕설래만
여권 내부에서는 “이 최고위원 등 젊은 원외 인사에게 파격적으로 단장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과 날로 위력을 더해가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의 표심을 고려해 “대중친화적인 당 밖의 유명 인사를 영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당의 명운이 걸린 대선을 섣불리 맡길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