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어떻게 믿나' 질문에 "적과 조약 맺을 땐 믿는다고 말 안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며 둘 사이의 은근한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유를 과시했다.
이날 회견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미러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 등에 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중엔 푸틴 대통령을 향한 ‘살인자’ 평가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한 기자회견 참석 기자는 이날 당시 발언을 되짚으며 ‘여전히 그가 살인자라고 믿는가’라고 물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이 당시 바이든 대통령 평가를 웃어넘겼다고도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하하하하하”라고 웃은 뒤 “첫 질문에 답하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의식적으로 소리 내 웃고는 “나 역시 웃는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NBC가 공개했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살인자’ 평가에 “재임 기간 나는 통상 공격을 받아왔다”라며 “어떤 것도 나를 놀라게 하지 않았다”라고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향해 협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냈다. 특히 “그가 협력하지 않기를 택하고 사이버안보 분야 등에서 과거에 했던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적과 조약을 맺을 때는 ‘당신을 믿는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게 내가 기대하는 것이고, 당신이 합의를 어긴다면 조약은 끝난 것’(이라고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관심사 측면에서 (회담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결론 짓고, 그에 대한 세계의 인식을 바꾸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해외 일정인 이번 유럽 순방을 오는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마무리한다.
러시아의 미국 인프라 상대 사이버 공격 의혹을 비롯해 구금 중인 반(反)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등이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