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2018년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었던 리얼리티 위너가 이날 출소했다. 미국 공군 언어분석관으로 일했던 그는 제대 후 ‘플로리버스 인터내셔널’이란 방산업체에서 근무했다. 이 업체는 NSA의 계약업체였고, 위너는 기밀취급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그는 해당 기밀문서의 내용을 알게 된 뒤 이를 복사해 자신의 스타킹 속에 숨겨서 나왔고 언론에 전달했다.
위너의 변호인 앨리슨 그린터 앨슨은 이날 “위너는 모범수로 가석방됐고 주거지 재진입 프로그램에 들어갔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남은 형기는 집에서 복역하게 됐다는 뜻이다.
위너는 기소된 뒤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당시 그는 “이 문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료를 봤을 때 도대체 왜 이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밀유출 범죄의 경우 보통 폭로부터 범인 검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위너의 경우 이례적으로 체포가 신속히 이뤄졌다고 당시 언론은 전했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에 민감한 사안이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가혹하게 처벌하기 위해 일부러 엄격한 법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기밀유출죄 대신 1917년 제정된 방첩법을 적용한 것. 위너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된 뒤 벳시 리드 인터셉트 편집장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방첩법 기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급격히 증가했고, 트럼프의 법무부에서 남용되기 시작했다. 언젠간 역사의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