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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文 따릉이 탔다면 ‘친환경 대통령’ 난리 나지 않았을까”

입력 | 2021-06-15 13:30:00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로, 정부·여당을 비판해온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면서 ‘정치적 쇼’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서 교수는 15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이의 반응을 지적하며 “왜 화가 났을까?”라고 자문했다.

지난달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출석을 이유로 국회를 찾았던 서 교수는 “참고인으로 국회에 출석하던 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 내려 의사당 본관까지 걸었다”며 “코로나 때문에 정문을 막아놓았기에 후문까지 뺑 돌아가는데 의사당이 어찌나 크던지, 날까지 더워 짜증이 좀 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대표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진을 봤을 때 ‘아, 자전거가 있으면 편하겠구나’ 하고 말았다”며 ‘짧은 거리임에도 따릉이를 탔다’는 일각의 불편한 시선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이유를 세 가지로 봤다. 그는 먼저 “보수 관련 기사만 보면 속이 뒤집혀져 뭐 트집을 잡을 게 있나 샅샅이 뒤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컨대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이 있다고 치자”면서 그 지역이 대구라면 지역 비하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자전거를 비판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이라며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자전거를 탄다면 역시 ‘친환경 대통령’이라고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 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그는 “보수가 늙은 이미지를 탈피하는 게 두려워서”라고 분석했다. 그는 “어느 사회든 나이 듦보단 젊음이 더 좋은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며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니기에 좌파들은 태극기 부대 어르신들을 보수의 상징으로 고착화시키려 끊임없이 노력했고, 자신들의 시위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젊음의 이미지를 좌파의 전유물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가) 젊음의 상징인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니, 이러다간 자기들이 수십 년간 해온 선동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그 위기 의식이 ‘자전거 타지 말고 걸어라’는 얼토당토않은 비난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 교수는 “쇼마저 뺏기면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좌파는 쇼에 능하다”며 “나라를 잘살게 만드는 능력이 없다보니 쇼로 국민을 속여먹는 게 정권을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인데, 문재인 정권은 좌파 정권 중에서도 쇼에 가장 의존도가 높은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없을 때마다 수송모의훈련이라는 기상천외한 쇼를 해대고, 문 대통령을 가운데 세우려 남아공 대통령을 잘라내는 정권이 이 세상에 문 정권 말고 또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부탁드린다. 지금처럼만 계속해 달라. 정권이 바뀔 수 있도록”이라고 적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與 김성주 “난 주목 받기는커녕 제지당했는데”
앞서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국회 출입을 한 지가 오래 되었다”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커녕 자전거로 국회 정문을 통과하다가 여러 차례 제지당한 적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나는 50대 중반을 넘은 민주당 ‘꼰대’”라며 “이미 오래 전부터 전철과 버스를 타고 서울과 지역에서 이동하고 있다. 전용차도 없고 수행기사도 없다. 특별히 주목을 받거나 주목해주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알려지면 앞으로 자전거 타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의 관심은 자전거 타고 짠하고 나타난 당 대표가 아니라 자전거 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도로 환경에 쏠려야 한다”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보수정당 ‘젊은’ 대표의 등장이 아니라 ‘젊은’ 보수정당을 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