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미국 월가 금융사와 유명 투자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을 예견하고 투자 전략을 속속 바꾸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늘어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기 과열 및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대비에 나섰다. 다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14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를 올리도록 할 가능성이 있어 채권 등에 투자하기보다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대차대조표 상으로 5000억 달러의 현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많은 현금이 있고 인내심을 더 발휘할 것”이라며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존스 역시 CNBC방송에 “연준이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무시하면 인플레 관련 거래에 강하게 베팅하라는 신호로 간주하겠다”며 “나는 아마도 원자재, 가상화폐, 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란 생각은 내가 세상을 봐온 방식과 맞지 않는다. 연준의 이런 시각은 스스로의 신뢰성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준이 15, 16일 양일간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그간의 태도를 접고 인플레 우려를 언급하거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논의한다면 월가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