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로 4년간 모은 트로피, 지난 7주간 모은 개수와 같아져 “거실이 꽉차도 트로피 타야죠” 스윙폼-장비하나 바꾼 적 없이 헬스와 러닝으로 힘 길러 우승 평소 맛집 탐방하고 음악 즐겨… 조던 다큐 보며 큰 감명받기도 17일 한국여자오픈 출전 예정… “첫 메이저대회 우승 노려야죠”
박민지(23·NH투자증권·사진)의 경기 용인시 집 거실에는 올해에만 우승 트로피 4개가 더 놓였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따낸 것과 같은 개수의 트로피가 최근 불과 7주 동안 새로 추가됐다. 우승 기자회견에 단골손님이 되다 보니 자연스레 입담도 늘었다. 박민지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거실 바닥이 다 채워져도 좋으니 계속 우승하고 싶다”며 웃었다.
○ 푸시업 30개는 거뜬
이날도 오전 9시부터 헬스를 한 박민지는 “지난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190m 나와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시즌 전 오전엔 골프 연습을 안 하고 2시간 넘게 체력 훈련만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턱걸이는 최대 7개, 푸시업은 서른 개를 거뜬히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체지방량 같은 숫자엔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박민지는 “(체력 훈련의 목표가) 부상 없이 골프를 하기 위해서인 만큼 수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몸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라면, 탄산음료를 끊은 지도 1년이 넘었다.
○ 우승을 하기 위해 태어난 조던 같은 선수 되고파
지난해 드라이버 비거리로 고민했던 박민지는 비시즌 동안 하루 2시간 넘게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 체력 훈련에 집중해 왔다. 위쪽 사진은 역기를 밀며 복근 훈련을 하는 박민지. 골프장 밖에서는 또래들처럼 음악이나 그림 등에도 관심이 많다. 아래쪽 사진은 자신이 직접 그린 비틀스 앨범재킷 그림을 들어 보인 박민지. 사진 출처 박민지 인스타그램
꿈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민지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17일 충북 음성레인보우힐스CC에서 막을 올리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통산 8승 동안 이루지 못한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메이저 대회인 만큼 러프를 많이 길러놨다고 하더라. 너무 공격적으로 욕심 부리지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차근차근 플레이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겸손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박민지는 “‘돌파력’이란 책을 읽다 ‘당신이 어디에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당신이 어떤 사람이 돼 있느냐다’라는 문장을 보고 마음에 새겨 두고 있다. 20승, 30승도 좋지만 늘 겸손하고 변함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 펼쳐진 길이 빛나 보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