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6일 오전 긴급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스1
한국투자증권이 환매중단된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외에도 판매책임이 있는 부실 사모펀드 8개 상품 가입자의 투자 원금을 100%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액 기준 총 1584억원 규모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6일 긴급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 사모펀드로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상품에 대해 전향적인 보상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상품에 투자한 고객 투자금 100% 전액을 보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내린 선제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중 이번에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를 비롯해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정 사장은 “현실적으로 (보상금 지급으로 인한 손실 등이)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6월 반기 결산을 통해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라며 “앞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하겠다는 자세이자 앞으로는 판매사의 책임이 일어나는 상품을 우리 회사를 통해 판매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보호를 위해 내부 보상기준을 강화했다. 단순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Δ설명서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Δ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Δ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Δ설명서상 누락 위험 발생 Δ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 최근 사모펀드 사태의 주요 발생요소를 포함했다.
보상 제외 상품 기준도 새로 도입했다.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 및 고객 형평성을 위해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 사장은 “펀드 설명서에 고지된 투자전략대로 운영된 경우에는 손실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시장 상황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보상대상 펀드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보상액 지급은 소비자보호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7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향후 별도로 분쟁조정 결과나 손실률이 확정되더라도 이미 지급한 보상금을 회수하지는 않는다. 또한 추후 판매 펀드에 대해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강화된 내부 보상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문제가 있는 카운터파티(운용사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투자자산 회수 및 구상 노력도 병행한다.
정 사장은 “이번 결정은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면서 “금융권 영업과 투자 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업계 및 금융상품 전반의 신뢰회복을 위한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제적 금융소비자 보호정책 추진을 통해 소중한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회복에 미약하나마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번 발표가 팝펀딩 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금융당국 제재심을 앞둔 상황에서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제재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사결정했다고 하면 아마 금융감독원에서 심의하는 해당주에 이 내용을 발표했을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고객을 위한 바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상품 시장 선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사표현”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 287억원에 대해 판매책임을 인정하고 100% 원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이밖에 디스커버리, 팝펀딩 펀드에 대해서도 발 빠르게 보상 논의 및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