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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줄이 한국의 위상? 文대통령 G7사진 알고보니…

입력 | 2021-06-16 11:24:00

국가원수-취임순서에 따른 자리 배치




지난 12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맨 앞줄에 섰던 것은 ‘대통령제 국가’와 ‘내각제 국가’를 구분한 자리배열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홍보포스터에 내세운 ‘국가 위상’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16일 일부 언론이 영국의 G7 주최측에 이메일로 정상들의 위치를 문의한 결과, 대통령을 앞줄에 세우고 총리는 뒷줄에 세운 자체 의전 원칙에 따른 차이였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G7 준비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영국은 국가 원수(head of state)에 대한 예우를 해왔다”며 “대통령을 총리(prime minister)보다 앞줄에 위치하도록 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보통 외교가에서 내각제의 총리는 국가 원수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대통령’은 게스트 국가를 포함해 4명 뿐이다. 문재인, 조 바이든(미국)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시릴 라마포사(남아공) 대통령이다. 이 4명이 주최국 정상(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을 중심으로 맨 앞줄에 선 것이다.

세계 경제 규모 3위인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4위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두번째 줄에 있다.

또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안쪽에 선 것은, 보통 다자 회의에서 ‘재임 기간이 긴 정상’을 중심부에 가깝게 배치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취임 순서를 보면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해 라마포사(2018년 취임), 바이든(2021년 취임) 대통령보다 빠르다.

정부는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위상’이라는 제목으로 G7정상회의 단체 사진을 포스터로 만들어 소개했다. 이 사진만 보면 문 대통령이 주최자인 존슨 총리와 나란히 중심에 선 것처럼 보인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다음날(14일) MBC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정확하게 받고 의전 서열도 그렇게 예우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원본에선 앞줄에 있는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홍보포스터에선 잘려나간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