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특정 세력에 주눅 드는 순간 민주당은 민심과 유리된다”며 거듭 쇄신 의지를 강조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목소리에 끌려다니지 않고 민심을 향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 등 강경파 의원들은 친문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며 당헌 개정 작업에 나섰다.
● 민심 향해 저자세 이어간 宋
동아일보 DB
송 대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12명의 의원들의 탈당 조치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는 “내로남불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 12명 국회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정당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논의나 탈당 권유 논란 등 아직 매듭짓지 못한 사안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표가 기존 원칙에서 물러서는 순간 리더십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전날 밤늦게까지 직접 연설 원고를 전면 수정하는 등 고심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 대표는 지난달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 간담회에 이어 이날 다시 한 번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 육성을 꺼내들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SMR은 산악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실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 강경파는 여전히 ‘친문 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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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최고 득표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권 관계자는 “계파 정치를 없애자는 취지라면 동의하겠지만, 대의원 대신 일반 당원이나 국민이 아닌 권리당원 비중을 더 높이겠다는 건 결국 자신을 키운 ‘인기 영합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