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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시신’ 발생전 고소사건 불송치…‘부실수사’ 감찰

입력 | 2021-06-17 11:48:00

피의자들 작년 11월 상해죄로 고소당해
영등포서,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
서울청, 사건 처리 적정성 등 감찰 조사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나체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앞서 지난해 피해자의 가족들이 친구 2명을 상해죄로 고소한 사건을 불송치한 수사팀에 대해 서울경찰청의 감찰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남성의 친구 2명은 살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1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6시께 시신으로 발견된 박모(20)씨의 가족들은 박씨 친구 안모(20)씨와 김모(20)씨가 박씨를 다치게 했다며 지난해 11월 상해죄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대구 달성경찰서에 접수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첩, 지난달 27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무죄 취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은 당시 영등포경찰서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감찰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이 상해 사건의 기록사본을 검토했으나 재수사나 보강수사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포경찰서도 상해 혐의 수사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사엔 문제가 없었는데, 피의자 2명이 박씨를 데리고 있으면서 (경찰에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도록) 조종했던 것은 아닌가하고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오전 6시께 안씨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체 상태로 화장실에 숨져 있는 박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씨와 함께 살던 안씨와 김씨를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가, 이들의 감금과 가혹행위로 박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

박씨 시신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큰 외상은 없었으나 영양실조에 저체중이고 몸에 멍과 결박을 당한 흔적이 있어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한다.

박씨와 안씨, 김씨는 학교 동창 등 모두 친구 사이였으며 그동안 함께 지내오다 이달부터 해당 오피스텔로 이사를 왔으며, 안씨와 김씨는 채무관계로 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와 김씨는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감금 때문에 결국 사망하게 된 건 맞지만 고의를 가지고 죽음에 이르게 한 건 아니다”라며 살인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씨 부검을 맡겼으며 추후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