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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논란 “공부 못해도 훌륭한 분 많다”

입력 | 2021-06-17 16:39:0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선출직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놓고 당내에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표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최고위원들 사이의 기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에 대해 “민주주의가 확립된 문명국가에서 선출직에 시험을 치게 하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선출직이라고 하는 것은 시험 제도에 의하지 않고 국민이 선출하도록 만든 제도이고 이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국민주권주의와 관련이 돼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공부를 하지 못했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하며 정책을 반영하는 역할을 하는 지도자를 많이 봤다. 일방적인 시험 제도로 걸러내겠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차라리 공천권을 내려놓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겠다고 하면 나는 대찬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특정 인물을 배척하기 위한 게 아니라 교육하기 위한 방안이다. 컴퓨터 활용 능력 등 필시와 실기까지 필요하다”며 “굉장히 빨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 좋은 후보 선출 및 후보 경쟁력 고양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당의 고유 역할인 공직후보자 추천 과정이 변질될 수 있다” “시험에 통과한 사람이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상대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지 등 심각하게 따져봐야 문제”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준석 체제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온 파열음을 놓고 당내에선 “벌써 허니문 기간이 끝난 것이냐”는 말이 나왔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었던 김 최고위원이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대표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기호 사무총장 임명 등 당직 인선 과정을 놓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최근 이 대표에게 “최고위와 충분히 협의해 달라”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