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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조기입당 검토 안해… 손해나도 어쩔 수 없다”

입력 | 2021-06-18 19:29:00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 문을 여는 우당 기념식 개관식에 참석해 취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1.6.18/뉴스1 © News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말 대선 도전을 선언한 뒤 각계각층의 인사를 만나 민심을 수렴한 다음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결정한다는 구체적인 정치 일정을 제시했다. 자신을 향한 여야의 검증 공세가 본격화되자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캠프는 다음 주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 윤석열 “입당 안 해 손해나도 어쩔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쇼를 하듯 지방을 도는 식의 행보는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일을 하다 만날 분이 있으면 지방을 오고가는 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만날 대상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비판적인 상인 등을 거론하며 “여러 계층과 직군의 대표성을 가진 분들, 실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만나 나라가 뭐가 문제인지 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는 이 대변인을 통해 “시장 다니며 ‘오뎅’ 먹는 것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며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조기 입당을 검토한 적은 없다”면서 “국민들이 불러주시니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특정 정당에 쑥 들어가면 불러준 사람은 뭐가 되느냐. 그건 상식에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빨리 입당하지 않으면 손해라고들 하는데, 손해나면 손해가 나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라며 ‘8월 입당’을 압박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윤석열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27일경 계획 중인 정치 참여 선언과 관련해 “지금의 대한민국에 대해 진단하고, 국민들에게 내가 왜 정치를 하는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포함될 것이다. 대권 도전 선언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대선 도전 선언은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되며 윤 전 총장이 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고 답변한다.

대선 도전 선언 이후 윤 전 총장은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콘셉트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다. 이 대변인은 그 기간에 대해 “짧게는 1주일이 될 수도 있다”며 “첫 방문 장소를 어디로 하느냐가 중요해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대변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KBS 인터뷰에서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준다는 것은 국민을 짜증만 나게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창의적 행보를 통해 ‘보여주기 정치’도 필요하다. 국민이 최대한 짜증나지 않도록 하는 민심투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이란 한자성어를 인용해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란 메시지도 내놨다.


● 윤석열 캠프, 광화문 이마빌딩 입주

이 대변인은 이날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도 적극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가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윤 전 총장은 사법부 절차대로 결정이 나면 당연히,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측근들의 입을 통한 전언정치만 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이제부터는 직접 나서서 말을 할 것이다. 인터뷰와 강연 등의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광화문 인근 이마빌딩에 캠프 사무실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은 “다음 주부터 사무실로 출근해서 대권 도전 선언 준비 등 실무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캠프는 공보팀, 네거티브 대응팀, 정책팀 등으로 준비되고 있으며 각 팀의 실무자 인선도 어느 정도 완료됐다고 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