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타 변이는 지난달 중순 세계보건기구(WHO)의 ‘우려 변이’로 지정됐다. 알파(영국) 베타(남아공) 감마(브라질)에 이은 4번째 우려 변이다.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은 성인의 60%가 2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1만 명대로 폭증했다. 영국 정부는 21일로 예정된 방역규제 전면 해제를 4주 연기했다. 중국 광저우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이달 초 봉쇄됐으며, 미국은 델타 환자 비중이 10%가 되자 15일 델타 변이를 미국 내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한국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1964명) 가운데 델타 환자가 155명으로 알파(1663명) 다음으로 많다.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30∼100% 강하고 중증도 이행률은 알파의 두 배다. 증상은 코로나보다는 독감에 가깝다.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학생들과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독감인 줄 알고 방심하다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독일은 어린이 델타 변이 환자가 나오자 학교 부분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도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바이러스는 대개 전파력이 강하면 치명률은 떨어진다. 영국에서는 14일까지 델타 변이 사망자가 42명 나왔는데 이 중 23명은 백신 미접종자이고, 7명은 1차 접종자, 12명은 2회 접종까지 마친 사람이다. 사망자 수가 적은 데다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대부분 고위험군이어서 확대 해석은 무리다. 지금으로선 델타 변이가 따라잡기 전에 서둘러 2차 접종까지 마치는 수밖에 없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