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지 사흘째인 19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유해를 태운 응급차가 이천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 대장은 화재 당일인 17일 오전 11시20분께 인명검색 작업을 위해 동료 4명과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홀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이천시 제공) 2021.6.19/뉴스1 © News1
화마가 휩쓴 곳에 혹여나 있을 구조요청 손길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7일 오전 11시20분 캄캄한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던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52·소방경).
그는 동료 소방관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김 대장의 시신은 고열과 화재로 인해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발견 당시 김 대장 주변에 잔화는 없었으나 불에 탄 물품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
물류센터 지하2층 중심부 좌측 통로 부근에서 발견된 점에 미뤄 화점원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 소방대원 등에 따르면 김 대장은 물류센터 화재가 재확산 하기 전 인명검색을 위해 복층구조의 물류센터 2층 중심부에 진입했다. 검은 연기로 가득했던 내부는 그야말로 암흑천지였다.
김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이 진입한 직후 화재 발생 장소로 추정되는 건물 지하2층에 있던 물품이 무너져 내렸고, 꺼지지 않은 불씨와 섞여 불길이 다시 확산하기 시작했다.
김 대장은 맨 뒤쪽에서 뒤처지는 이가 없는지 챙기며 후배들 먼저 앞서 빠져나가도록 했다. 후배들은 오전 11시45분쯤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김 구조대장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지 사흘째인 19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을 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구출팀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김 대장은 화재 당일인 17일 오전 11시20분께 인명검색 작업을 위해 동료 4명과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홀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이천시 제공) 2021.6.19/뉴스1 © News1
응급구조사2급 자격증에 육상무전통신사, 위험물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도 두루 보유한 등 학구열 높은 베테랑(숙련자) 소방관이다.
김 구조대장과 20년 가까이 동료로 지낸 문흥식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장은 “(김 구조대장은)항상 힘든 일을 도맡아하며 솔선수범했다. 소방관으로서 당당했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선배”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장의 빈소는 하남마루공원에 차려진다. 장례는 19~20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30분 광주시민체육공원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20분쯤 시작됐다. 10여분 후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대응2단계 발령에 따른 진화작업을 통해 오전 8시14분 초진에 성공했다.
하지만 잔불정리 중이던 같은날 오전 11시49분 내부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았다. 당국은 낮 12시15분을 기해 대응2단계를 재발령했다.
계속된 진화작업을 통해 18일 오후 큰 불길을 잡았으며, 19일 낮 12시25분 초진에 성공하며 대응1단계로 하향했다. 현재는 잔화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