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쟁할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 측이 “바보 같은 선택은 안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일각의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설과 거리를 둔 것.
경기고 동창으로 최 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강명훈 변호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등) 윤 전 총장과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최 원장을 지원하는 건 자유지만 (대선 출마) 결심의 과정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윤 전 총장 대안 후보 준비론’을 강조하는 일부 친박계 인사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최 원장의 대권 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강 변호사는 6·25전쟁 참전 용사인 최 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군 해군 대령을 언급하며 “최 원장의 아버지도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이니 (정치 참여) 이야기를 많이 하고, 최 원장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기도를 하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인(최 원장)이 늦지 않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최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윤 전 총장을 내심 불편해 했던 일부 의원들이 최 원장에게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드러내지는 않아도 친이(친이명박)·친박계 의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있다”며 “최 원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경우 당내 경선 구도는 또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야권 관계자는 “대선주자로서의 주목도와는 별개로 현직 감사원장이 사퇴하고 정치권에 뛰어드는데 대한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최 원장이 본격 행보에 나설 경우 어떤 명분과 비전을 내놓을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