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민지천하’ 통산 9승째… 메이저대회는 처음 시즌 9개 대회 출전해 5승 거둬… 2007년 신지애 9승 기록 깰수도 박현경과 4차례 공동선두 접전… 18번홀 세컨드 샷, 드로 걸려 홀 컵 1.1m 앞 붙어 버디 성공
박민지가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올 시즌에만 4승을 추가하며 통산 8승을 기록 중이던 박민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시즌 다승(5승), 대상 포인트(333점), 상금(약 9억4800만 원), 평균 타수(69.50타) 모두 선두다.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박민지는 138m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 샷을 컵 1.1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티샷 실수로 표정이 굳어진 박현경은 레이업을 한 뒤 3온 2퍼트로 보기를 했다. 화려한 피날레로 박민지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박민지는 “안전하게 중계탑을 보고 그린 중앙을 공략하려 했는데 미스 샷이 나면서 살짝 드로가 걸렸다”면서 “(의도와 달리) 공이 핀을 향해 가면서 해저드만 넘어가라고 했는데 함성 소리가 나 짜릿했다. 그 샷에 인생을 걸어보려 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민지천하’ 박민지가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박민지는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2위 박현경을 2타 차로 제치며 시즌 다섯 번째이자 두 번째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이제는 반 이상 왔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며 2007년 신지애가 세웠던 시즌 최다승(9승) 기록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선후배인 박민지와 박현경의 2인 대결 구도였다. 한 타 앞선 채 4라운드를 맞이한 박민지는 이날 박현경과 네 차례 공동 선두에 오를 정도로 접전을 치렀다. 박민지는 가장 쉬운 16번홀(파5) 보기가 아쉬웠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도 10.4m 버디 퍼팅을 적중시킨 18번홀이 박민지에게는 이틀 연속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게 됐다
2016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여자 아마추어 골프 팀 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합작한 박민지 최혜진 박현경 박소영 코치(왼쪽부터). 대한골프협회 제공
“경기 전 식사한 게 체해 너무 힘들었다. 바나나를 먹어도 속이 안 좋았다”고 말한 박민지는 다음 주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불참하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 무대에 걸맞게 코스 난도를 높이면서 9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