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23일 대권 도전 공식화…범여권 3~4위권 안착 '추윤갈등' 재조명 가능성…"'조국의 시간' 늘리나" 尹, X파일·전언 논란 '휘청'…'대항마 프레임' 절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한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의 등판으로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성’이 떨어지던 여권 대선 판도가 요동치게 된 것은 긍정적 효과이지만, 최근 악재로 휘청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구명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추-윤 갈등이 재부각되면서 윤 전 총장이 기사회생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고심 끝에 결심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을 향한 깃발을 높게 들기로 했다”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출마선언은 오는 23일 유튜브 생중계로 한다.
21일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범진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6.0%로 이재명 경기지사(28.4%), 이낙연 전 대표(12.3%)와 박용진 의원(7.4%)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를 제외하면 오차범위 내이지만 범여권 3위권 경쟁에서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이 ‘빅3’의 한 축인 정세균 전 총리(5.2%)를 2주 연속 제친 것이다.
다만 추 전 장관의 등판이 여권 대선판도에 미칠 유불리를 놓고는 당 안팎의 시각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 문제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정면 충돌하며 이른바 ‘추윤갈등’을 부른 강경파인 추 전 장관이 부각될 수록 중도층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 본인도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 나와 스스로를 “꿩 잡는 매”라고 지칭하며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윤석열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을 정리한 엑스(X)파일설(說)이 회자되는 데다가 ‘전언정치’ 혼선 끝에 이동훈 대변인이 사임하는 등 공식 출마 전부터 잡음에 시달리는 윤 전 총장으로선 ‘추윤 갈등’의 재조명이 재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야권 내에서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대안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을 고리로 윤 전 총장이 ‘정권 대항마’ 프레임을 굳힌다면 이런 야권 내 도전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당장 추 전 장관의 출마와 함께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엑스파일’ 의혹이 불거지자 야권이 일제히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선 것도 이런 구도에 힘을 싣는다.
다만 현직 장관과 검찰총장으로 ‘문재인 정부 내’에서 갈등을 빚었던 지난해 시점과 여야 주자로 마주하게 된 대선 국면의 상황이 다른 이상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연상효과로 과거의 ‘추윤갈등’을 떠올릴 수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추 전 장관도 현직이 아니고, 윤 전 총장도 당시에야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포지션이었지만 지금은 아니기 때문에 추 전 장관이 나온다고 해서 윤 전 총장이 다시 뜰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