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도, 대결도 준비한다’는 발언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며 “그들이 어떤 종류의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후속적으로 취하는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도 어제 “북한에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고 북한이 긍정적인 답변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메시지는 북핵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준 만큼 이제 더는 미적대지 말고 곧바로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촉구다. 미국도 김정은의 발언이 그간 대화 제안을 무시해온 것과 달리 협상 국면으로 선회하려는 운 띄우기로 보는 분위기다. 그래서 북한을 향해 보다 분명한 답변을 보내라고 거듭 재촉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그래 해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여전히 대화와 대결을 양손에 들고 흔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미국을 향해 보다 명시적인 유인책, 즉 보상 약속을 요구하며 시간을 끌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카드부터 까놓는 법은 없다. 이런 신경전이 오래갈 수도 없다. 북한으로선 시간을 끌수록 미국을 위협하는 핵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허세를 부릴지 모르지만, 김정은이 이미 자인했듯 빠듯한 식량 사정으로 당장 주민들의 굶주림부터 막기 어려운 처지다. 날로 커지는 내부 불만보다 김정은 정권에 위협적인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