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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北 긍정적 답변 기다린다”… 김정은, 더 미적댈 시간 없다

입력 | 2021-06-22 00:00:00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도, 대결도 준비한다’는 발언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며 “그들이 어떤 종류의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후속적으로 취하는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도 어제 “북한에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고 북한이 긍정적인 답변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메시지는 북핵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준 만큼 이제 더는 미적대지 말고 곧바로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촉구다. 미국도 김정은의 발언이 그간 대화 제안을 무시해온 것과 달리 협상 국면으로 선회하려는 운 띄우기로 보는 분위기다. 그래서 북한을 향해 보다 분명한 답변을 보내라고 거듭 재촉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그래 해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여전히 대화와 대결을 양손에 들고 흔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미국을 향해 보다 명시적인 유인책, 즉 보상 약속을 요구하며 시간을 끌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카드부터 까놓는 법은 없다. 이런 신경전이 오래갈 수도 없다. 북한으로선 시간을 끌수록 미국을 위협하는 핵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허세를 부릴지 모르지만, 김정은이 이미 자인했듯 빠듯한 식량 사정으로 당장 주민들의 굶주림부터 막기 어려운 처지다. 날로 커지는 내부 불만보다 김정은 정권에 위협적인 것은 없다.

미국도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역시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국내 일각에선 훈련 규모나 방식을 조절해야 한다는 성급한 얘기가 나오지만, 그것도 북한이 대화에 호응하고 일정한 진전을 이뤘을 때나 가능하다. 물론 그 모든 것의 전제는 김정은의 분명한 비핵화 결단이다. 무작정 버티다 위기에 몰려 끌려나오는 것은 김정은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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