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1일 월요일 맑음. 홀로 산. #350 San Holo ‘make this moment last’(2021년)
네덜란드 음악가 산 홀로가 이달 초 낸 2집 앨범 ‘bb u ok?’ 표지. 뮤직카로마 제공
임희윤 기자
몇 년 전부터 해외 음악계에는 이렇게 알파벳 한 글자를 비틀어 ‘팀명 유머’를 구사하는 팀이 적잖이 출현했다. 역사적 그룹 비틀스의 드러머를 질주감 있는 드림 팝 장르로 소환한 링고 데스스타, 미남 배우 톰 크루즈에게 혼나기로 작정한 복고적 전자음악가 콤 트루즈, 재즈 트럼페터 쳇 베이커를 위조한 흐느적대는 전자음악가 쳇 페이커, 로이 오비슨에 재미와 비트를 더한 하우스 뮤직 음악가 조이 오비슨 등 무궁무진하다. 그저 눈에 확 띄는 팀명만으로 승부하는 코미디 가수들은 아니다. 원래 이름의 소유자와 분위기나 장르는 퍽 다르지만 음악도 꽤 개성 있고 좋아서 팬도 상당하다. 대개 전자음악가들 사이에 저런 작명이 근년에 유행했다.
적어도 내용증명 한 번쯤은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연 걸작의 팀명은 하모니카 르윈스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스캔들로 유명한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의 이름에 작은 악기 이름을 결합했다. 클린턴이 불어서 연주하는 악기인 색소폰에 통달했음을 상기하면 영판 억지도 아니다. 하모니카 르윈스키의 우상은 엘비스 프레슬리인 것 같다. 프레슬리를 재해석한 듯 번쩍이는 의상, 노래방 의자도 들썩일 울렁거리는 보컬로 승부하는 괴짜 록 밴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