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저장장치-CCTV 통째로 교체
경찰 “의혹 감추려고 기록 없앤 듯”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의 철거공사에 참여한 다원이앤씨가 경찰의 압수수색 전 증거를 없앤 사실을 경찰이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학동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철거공사와 관련된 각종 증거를 없앤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다원이앤씨 대표 이모 씨(44)와 30, 40대 직원 등 총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씨 등 임직원 2명은 16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도 입건됐다.
경찰의 압수수색 닷새 전인 13일 서울 서초구 다원이앤씨 사무실 내 컴퓨터 7대의 저장장치와 폐쇄회로(CC)TV가 통째로 교체됐다. 학동4구역 내 철거 건물의 붕괴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18일 다원이앤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뒤 다원이앤씨 관련자를 입건해 증거 인멸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다원이앤씨는 ‘철거왕’으로 불린 이모 전 회장의 형제들이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 이사 등을 지냈다. 현 대표인 이 씨는 이 전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막냇동생의 친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 측은 “2003년부터 철거에 관련된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