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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더해 검찰·공수처에 쌓이는 윤석열 사건들…尹측 강경대응 선회

입력 | 2021-06-22 16:10: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윤석열 X파일’ 논란에 정치권이 술렁이는 가운데, 검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쌓여있는 윤 전 총장 사건 처리 향배도 주목된다.

윤 전 총장이 “출처 불명의 괴문서”라고 불쾌함을 드러낸 해당 파일에는 윤 전 총장과 그의 부인, 장모, 그리고 측근에게 제기된 그간의 의혹들이 정리돼 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Δ윤 전 총장 배우자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전시 협찬 의혹 Δ윤 전 총장 배우자 김씨와 윤 전 총장 장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관여 의혹 Δ윤 전 총장 측근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사건 무마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정용환)는 코바나콘텐츠 전시 협찬기업 고발사건을 수사 중이다. 2019년 6월 코바나가 전시회를 열었을 당시는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때라 전시협찬 후원사가 급증했다는 것이 의혹의 요지다. 검찰은 최근 협찬 의혹을 받는 기업에 코바나와의 거래 내역 등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에 김씨가 자금을 대며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해왔다.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도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최씨 측은 즉각 반박하며 법적조치를 예고하며 맞섰다. 최씨 측 손경식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최씨는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물론 그 누구와도 주가조작을 공모하거나 이에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 전 총장 측근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검사 서정민)는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서장은 2013년 육류수입업자 김모씨에게 골프접대와 식사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는데, 당시 대검찰청 중수1과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윤 전 서장의 근무지였던 영등포세무서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이후 추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에 대해선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과 함께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며 지난 21일 윤 전 총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하면서 “윤우진 사건 등 수많은 파일을 준비하고 있다”며 검증을 예고한 사안이기도 하다. 법조계에서는 친정권 성향의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에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전 총장 본인을 겨냥한 고발사건 2건은 공수처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본격 수사가 임박한 상황으로, 공수처는 검찰에 사건 관련 자료를 요청해둔 상황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사세행이 고발한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윤 전 총장을 지난 4일 입건했다. 사세행이 윤 전 총장을 수사해 달라고 공수처와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이날까지 24건에 달한다.

윤 총장 장모 최모씨의 납골당 사업 편취 의혹은 서울중앙지검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서울경찰청이 재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최씨가 자신이 명의신탁한 주식 10%를 법조 브로커 김모씨에게 불법 양도하는 수법으로 납골당 사업을 편취했다며 고소인 노모씨가 지난해 1월 최씨와 김씨를 경찰에 고소하며 불거졌다. 경찰은 1년 간의 수사 끝에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허인석)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그간 네거티브 공세에 ‘무대응’ 기조를 고수하던 윤 전 총장도 파장이 커지자 입장을 선회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출처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하지 말고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도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며 역공에도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장모 최모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최근 출처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 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건 정치공작의 연장선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