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학자금 대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효율적으로 갚을까?

입력 | 2021-06-23 03:00:00

경제관념의 시작, 이자율 계산하기
복리는 원금-이자에 이자 가산… 시간 지날수록 갚을 돈 불어나
연이자율 10%로 400만원 빌리면 약 7.2년 후 원리금이 원금의 두배
빚 빨리 갚으려면 이자액 최소화… 가장 높은 이자율의 빚부터 상환을




학자금대출부터 저축, 투자에 이르기까지 성인이 된 뒤 경제적 독립을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게 ‘금리(이자율)’이다. 이자율의 계산 방식에는 단리와 복리가 있는데,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매기는 단리와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매기는 복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유념해 따져봐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한국장학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고용상태가 좋지 않은 장기연체자 등의 대출부담을 줄이는 ‘특별 채무조정’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은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통해 학비를 융통하고 이자를 내다가 취업 후 능력이 되면 원리금을 분할해 상환합니다. 비싼 대학등록금을 한꺼번에 마련할 여력이 안 될 때 요긴한 방식이지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학자금 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빚을 갚지 못한 50대 이상 중장년들이 은퇴 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네요. 오늘은 저축과 대출에서 가장 중요한 ‘이자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단리 vs 복리, 몇 년 뒤 엄청난 차이

저축을 결정할 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금리입니다. 금리는 이자율의 다른 이름이죠. 금리는 지금 돈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현재 돈을 쓰지 않은 기회비용에 대한 보상인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통장잔액에 이자 수익으로 돌아옵니다.

예금금리가 곧 예금이자율이라면, 반대로 대출금리는 대출이자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금이자나 대출이자가 불어나는 방식에는 ‘단리’와 ‘복리’라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고 복리는 원금에 이자가 붙은 뒤 그 전체 액수에 대해 또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얼핏 듣기엔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무섭습니다. 1000만 원을 빌린 대학생이 몇 년 뒤 수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되는 이유가 바로 복리 때문이니까요.

계산해볼까요? 만약 400만 원을 빌렸는데 시중 금리가 10%라고 가정해봅시다. 1년 뒤에는 440만 원이지만 2년 뒤에는 400만 원이 아닌 440만 원에 대해 10%이자가 붙어 484만 원이 됩니다. 3년 뒤엔 532만 원, 4년 뒤에는 585만 원, 5년 뒤에는 무려 644만 원이 됩니다. 연 이율 10%로 5년만 빌리면 이자만 244만 원이 되는 것이지요. 원금 400만 원의 절반이 넘는 값입니다.

복리에서 원금과 이자의 합인 원리금이 두 배가 되는 시점은 ‘72의 법칙’이라 불리는 방법으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앞서 살펴본 400만 원을 연 이자율 10%로 빌렸을 때 원리금이 원금의 2배가 되는 시점은 72÷10=7.2(년)이 되는 식이지요. 금리에 따른 이자수익률도 이를 통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저축, 소비, 투자를 위한 수학

지금처럼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저축을 너무 많이 하거나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 둘 다 위험하다고 합니다. 저축은 하되 적당히 소비와 투자를 운용하는 게 경제가 잘 돌아가는 방법입니다.

학자금 대출의 상환 체계는 그 빚이 노년에까지 부담을 주지 않도록 고안돼 있습니다. 대부분 10년 내, 졸업 후 경제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학자금 대출 전액을 갚도록 유도하고 있죠.

최근 한 수학 연구에서는 어떻게 하면 학자금 대출을 효율적으로 갚을 수 있을지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돈을 빌린 사람의 직관적인 접근 방식은 가능한 한 빨리 소액 대출을 갚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고안됐습니다.

예컨대 대출 잔액이 충분히 낮으면 빨리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우선 가장 높은 이자율의 빚부터 상환한 뒤 그 다음 높은 이자율의 빚을 상환하는 순으로 총 이자 지불액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앞서 본 복리 계산을 떠올려보면 최소 할부 금액만 내는 방식으로는 빚을 갚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월 또는 연간 상환액을 증가시킬수록 빚을 갚는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도요.

언젠가는 여러분도 경제적 독립을 해야 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소득이 제한적이라면 비용을 줄이는 게 효과적 방법입니다. 이때 수학이 알려주는 세금 줄이는 방법이나 빚을 없애고 저축이나 투자를 통한 수익을 늘리는 법을 활용해보세요. 수학은 우리 삶을 훨씬 풍요롭게 바꿔줄 수 있답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