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좋좋소’ 인기 비결은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 담은 드라마… 유튜버가 연출하고 연극배우 등 출연 실제 회사원을 캐스팅했나 싶을 만큼 리얼한 연기-스토리로 몰입도 높아 유튜브 평균 조회수 100만 회 넘어… 시즌3 높은 인기에 ‘왓챠’ 공동제작
웹드라마 ‘좋좋소’ 시즌 3의 등장인물들. 왼쪽부터 조정우(정정우 이사), 주인공 남현우(조충범 주임), 진아진(이예영 사원), 강성훈(정필돈 사장), 장명운(김지훈 개발자), 김태영(이미나 대리), 이문식(이길 과장). 왓챠 제공
철저한 현실 고증을 토대로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는 웹드라마 ‘좋좋소(좋소 좋소 좋소기업)’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다. 이 콘텐츠를 다큐멘터리라 부르는 이도 있다. “보고 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올지 모른다. 중소기업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백신을 맞듯 꼭 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OTT 플랫폼 왓챠와 유튜브 채널 ‘이과장’을 통해 공개된 웹드라마 ‘좋좋소’ 시즌 3의 인기가 뜨겁다. ‘이과장’에서 1월 실험적으로 선보인 작품은 시즌 1, 2의 인기에 힘입어 왓챠가 시즌 3부터 공동 제작자로 나섰다. 5일부터 공개된 시즌 3의 5개 에피소드는 22일 기준 유튜브 평균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겼다. 23일에는 시즌 1, 2의 대본집도 출간된다.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은 뭘까.
○철저한 현실 고증, 고발
‘좋좋소’의 저력은 현실 고증에서 나온다. ‘좋소기업’은 중소기업을 비꼬는 단어 ‘×소기업’에서 비롯된 말. 중소기업 ‘정승 네트워크’에 취업한 29세 사회초년생 주인공 조충범을 통해 청년 취업난부터 취업 후 펼쳐지는 난관을 주로 다룬다. 일부 열악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추니 자연스레 문제적 노동 환경에 대한 고발도 따라온다.
이야기마다 ‘중소기업 그 자체’라는 게 시청자의 증언이다. 유튜버 ‘이과장’과 ‘곽튜브’ 등이 겪은 일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짠 게 주효했다. 댓글에는 “첫 출근 날, 귀가 후 보다 울었다”거나 “금요일 퇴근 10분 전 두 시간 회의는 똑같다” “과장은 있어도 거짓은 없다” “진짜 나쁜 놈은 무능력한 사장” 등 자기 일처럼 여기는 이들이 넘쳐난다.
○뉴페이스들의 등장 “실제 회사원인가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출연진은 현실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주인공 조충범 역은 부산 출신 연극배우 남현우가 맡았다. 강성훈 김경민 김태영 진아진 등도 공연·방송·영화에서 조연, 단역으로 활약한 배우들이다. 이문식은 중소기업 전문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정우는 싱어송라이터 출신이다. 낯선 인물의 실감 나는 연기에 “누가 진짜 배우고, 진짜 직원이냐”고 묻는 댓글도 있다.
○기승전결 No, 시간 구애 No
극은 철저히 유튜브 문법을 따랐다. 쉽게 말해 기승전결이 없다. 이전 화 줄거리를 몰라도 다음 화 감상에 무리가 없다. 에피소드마다 개별적인 사건이나 중소기업 특징을 다루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조회 수(202만 회)를 기록한 ‘좋소기업 엘리트’ 편에선 중소기업 회식 문화가 나온다. 다음 화에서는 야근 문화나 업무 인수인계 과정이 그려지는 식이다.
시즌 1∼3에서 공개한 20개 에피소드의 길이는 전부 10분 내외다. 4화의 경우 7분 40초다. 더 관심이 있는 이들은 OTT를 통해 확장판을 별도 감상하도록 유도했다. 직장인 강현구 씨(34)는 “에피소드 순서 상관없이 출퇴근 중에 짧게 시청할 수 있어 좋다. 중소기업 직원뿐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얘기”라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