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망’ 기획-연출 권익준 김정식 PD 국제기숙사 생활 다국적 학생들 힘든 현실 속 발랄한 일상 그려 “유행보다 언제 봐도 웃긴 얘기” 넷플릭스 통해 190개국서 공개
넷플릭스 청춘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2화에서 비싼 운동화를 잃어버린 현민(왼쪽에서 세 번째)에게 세완(왼쪽)이 따지는 장면. 넷플릭스 제공
기존 청춘 시트콤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배경이다. 국제기숙사가 배경인 만큼 미국, 태국, 스웨덴 등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국제기숙사 조교인 한국인 세완부터 한국 드라마에 환상을 가진 태국 학생 민니, “라떼는 말이야”를 연발하는 꼰대 미국인 카슨까지 다양하다. 권 PD는 “해외 근무를 마치고 2017년 귀국했을 때 가장 달라진 건 국내에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점이었다. 한국을 즐기려고 온 외국인들은 많은데 정작 한국 청년들은 ‘헬조선’ ‘7포 세대’를 이야기하며 외국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게 아이러니했다. 이런 현상들을 풀어내기에 국제기숙사가 적합했다”고 말했다.
시트콤에 출연하는 신인들의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영재, (여자)아이들의 민니, 한현민은 대중에 알려져 있지만 테리스 브라운, 카슨 앨런, 쇠렌센 요아킴 등의 외국인 배우들은 낯설다. 권 PD는 “출연진의 지명도에 집착하지 않았다. 요즘 한국 드라마들의 출연 배우가 많이 겹쳐 시청자들도 지치겠다고 생각했다. 아예 새로운 얼굴로 가자고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춘 시트콤이 신인의 등용문 역할을 하지 않았나. 논스톱의 조인성, 현빈, 장근석도 당시에는 신인이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넥스트 한류 스타가 나올 거라고 장담한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한류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을 직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근 후, 학원 가기 전 컵라면 하나 먹을 때 현실을 잊고 잠시 쉬는 것 같은, 아무 부담 없이 30분 정도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권 PD)
“코미디를 볼 때 ‘너 한번 웃겨 봐라’ 하는 마음으로 보면 재미가 없다. 코로나로 다들 힘든 시기인데 가볍게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다.”(김 PD)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