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사진=Gettyimages
파키스탄 총리가 파키스탄 내 성폭력 증가 원인에 대해 여성들의 노출 옷차림이 남성을 유혹한 탓이라는 황당한 발언을 해 국내외 비난을 샀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주말 방영된 HBO뉴스 인터뷰에서 “여성이 노출을 많이 하는 옷을 입는다면 로봇이 아닌 이상 남성들은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이는 상식”이라고 했다.
이에 인터뷰 진행자가 “여성의 복장이 성폭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냐”고 묻자 칸 총리는 “그것은 어느 사회에 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것(거의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을 보지 못한 사회에서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칸 총리는 2018년 집권한 후 여성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줄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라호르 인근 고속도로 변에서 한 여성이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등 파키스탄에서는 충격적인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파키스탄 여성들. 자료사진 출처 ⓒGettyImagesBank
야당 대변인 마리움 아우랑제브는 “여성 혐오적이며 타락하고 버려진 칸 총리의 사고방식을 알게 됐다”며 “여성의 선택이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이 비열한 범죄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총리의 발언을 옹호했다. 잘타 굴 기후변화부 장관은 파키스탄의 보수적인 복장 규범을 언급하며 “우리의 문화와 옷 입는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