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25세 대학생’인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23일까지 정치권에서 여러 말이 나왔다.
국보협 “파격 아닌 코미디”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은 전날 낸 성명서에서 문 대통령이 박 비서관을 발탁한 것을 두고 “격을 깨뜨리는 것이 파격이다. 이번 인사는 아예 ‘격’이 없는 경우”라며 “(박 비서관을 발탁한 건) 파격이 아닌 코미디”라고 주장했다.또한 이들은 “이런 인사는 청년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분노만 살 뿐”이라며 “일반적인 청년들은 몇 년을 준비해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근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박 비서관의) 임기가 9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면서 “임명이 기사화된 이후, 앞으로는 기사에 등장할 일이 거의 없는 자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채널A
김근식 “이준석과 비교? 이준석은 선출된 사람”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3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이준석 돌풍’을 민주당이 보면서 굉장히 고심을 했던 흔적이 있는 거 같다”면서도 “결과가 고민의 의도를 훼손시킨 거 같다”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박 비서관은) 지금 25세의 현직 대학생인데, 1급 비서관으로 발탁됐다”면서 “1급은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하든,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하든, 심지어 행정고시에 합격해 5급으로 시작해도 올라가기 힘든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5세가 그 어떤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에서 공개 선발한 청년 대변인에 발탁됐다는 그 이유 딱 하나로 갑자기 1급의 차관보 자리로 갔단 말”이라고 지적했다.
채널A
장경태 “박성민, 실력으로 선발”
반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장경태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30대가 당대표가 되는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박성민 비서관의 나이와 성별만이 기사화돼 논란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했다.장 의원은 박 비서관에 대해 “2019년 8월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공모를 통해 우수한 실력으로 선발되었다”며 “본인의 정견을 당차고 조리 있게 발표해 다수의 면접위원이 공감했다. 당시 청년대변인 선발은 면접 오디션으로 진행됐고, 공정성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실상 오직 실력만으로 선발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비서관이 청년대변인이 되기까지 그가 누구인지, 그의 나이가 몇 살인지 알지 못했고, 알 필요도 없었다”라며 “그는 실력으로 청년대변인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의원은 “당시에도 만 24세 여대생 선발에 의문을 제기하며, ‘나이’와 ‘성별’에만 관심을 가졌다”라며 “나이와 성별로 인해 자격과 능력을 재단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더 많은 사다리를 놓을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채널A
이철희 “박성민, 평가 받고 검증 받은 사람”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은 전날 오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박 비서관을) 어느 날 갑자기 누구의 찬스를 써서 데려온 게 아니라 박 비서관도 평가를 받고 검증을 받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23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 인터뷰에서 “박 비서관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들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라며 “박 비서관이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