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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취향의 문제라고나 할까

입력 | 2021-06-24 03:00:00

○ 신진서 9단 ● 자오천위 8단
준결승 1-2국 3보(26∼33)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던 1국과는 대조적으로 2국은 초반 진행이 더디게 흐르고 있다. 이 판의 중요성을 알기에 두 기사 모두 한 수 한 수에 신중을 다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백 26은 임기응변의 대응이다. 평범하게 27로 뻗으면 흑 31, 백 32, 흑 26으로 둬서 상변에서 흑이 쉽게 안정을 취하게 된다. 신진서 9단은 그게 싫었다는 뜻이다. 실전은 흑 27로 두 점 머리를 얻어맞는 게 당장은 아프지만 백 28, 30으로 응수해 흑도 상변 흑 한 점을 수습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흑 31은 근거의 급소다. 이 수로 인해 상변 흑 두 점에 대한 공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제 백은 32로 연결을 해둬야 한다. 그런데 흑 33이 조금은 느려 보인다. 지금은 축이 유리하므로 굳이 이렇게 두텁게 지켜 두지 않아도 충분했다. 인공지능은 참고도 흑 1로 좌하귀 쪽에 걸쳐가는 수를 추천했다. 백은 2로 받아야 하는데 그때 흑 3으로 하변을 지키거나 ‘가’로 붙여 속도감 있게 두어 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흑이 주도권을 잡아 나갈 수 있는 그림이었지만 자오천위 8단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던 듯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