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이 탄생한 것은 1983년이었다. 기존의 전투경찰(전경)을 작전전경과 의경으로 나눠서 선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의경은 교통, 방범 등 업무를 주로 하다가 2013년 전경이 폐지된 이후에는 시위 대응까지 도맡게 됐다. 시위 관련 임무 중에서도 차벽 위에 서서 시위대를 막는 게 가장 힘들어서 여기에 투입된 의경들을 ‘죽음의 조’라고 부른다고 한다.
▷처음부터 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1년 이전까지는 경쟁률이 매년 2 대 1 미만이었다. 전·의경부대에는 특정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깨스’와 구타 등 가혹행위가 만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전·의경 제도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기수 문화 타파, 가혹행위 부대 지휘관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의경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군 병력 부족 현상 등을 완화하기 위해 의경 폐지 방침을 정했고 2018년부터 정원을 줄여 나갔다. 2017년 말 2만5900명이었던 의경은 올해 5월 말 6300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2년 2만 명을 넘었던 모집 인원도 올해는 985명에 불과하다. 이달 7일부터 마지막 의경 기수인 1142기 선발이 진행 중이다. 2023년 이들이 전역하면 의경 40년 역사가 막을 내린다.
▷의경의 빈자리는 직업 경찰관이 대체하게 된다. 하지만 새로 뽑는 경찰관 수는 기존 의경 규모의 3분의 1 정도다. 경찰은 집회 대비용 펜스를 비롯한 장비를 보강하고 있지만 시위 대응 역량 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경찰관을 더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관을 대규모로 동원하지 않아도 되게끔 시위 문화를 바꾸는 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