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정치실험 ‘1호 공약’
18세부터 79세까지 564명 지원
2030세대가 전체 73% 차지
TV생중계-문자투표 거쳐 선발
제주서 킥보드 타는 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3일 제주시 구좌읍 해안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이날 원 지사를 잇달아 만나면서
‘자강론’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호 공약으로 실시하는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에 2030 지원자 수백 명이 몰리면서 이 대표 선출 이후 불어닥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토론 배틀에는 전직 연예인과 아나운서, 대기업 대표이사 등 유명한 인사들도 지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22일까지 토론 배틀을 위해 서류와 영상 제출을 마친 지원자는 총 564명이었다. 4등까지 대변인 자격이 주어지는 토론 배틀임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41 대 1에 이르렀다. 지원자 중에는 아이돌 가수 슈퍼주니어의 2기 멤버였던 유동혁 씨, 채널A 하트시그널 출연자인 장천 변호사,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방송인 임백천 씨의 부인 김연주 전 아나운서 등이 영상 자료로 150명을 선발한 1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일부 지원을 했으며, 국민의힘 국회의원 보좌진, 청년 유튜버, 탈북자 등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날까지 지원한 이들 중 20대 235명(41.7%), 30대 178명(31.6%)으로 2030세대가 전체 지원자의 약 73%를 차지했다. 10대 참가자도 36명으로 전체의 6.4%에 이르렀다. 최연소 참가자는 2003년생으로 18세였고, 최연장자는 1942년생으로 79세였다고 한다.
이번에 진행되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완전 개방형 당직 선발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 TV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일반 국민이 TV로 생중계되는 토론 배틀을 보고 문자 투표해 본선 진출자를 선발한다.
임백천, 김연주 부부가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02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 대표는 24일부터 1차 영상 합격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면 압박면접 심사에 직접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압박면접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면접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얼굴 공개를 꺼리는 분이 계실 수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7일부터 16강 4 대 4 토론 배틀이 진행되며 30일 8강 토너먼트부터 대국민 문자투표를 실시해 4강 진출자를 가린 뒤 다음 달 5일 최종 우승자를 뽑는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너먼트에서 1, 2등을 대변인으로, 3, 4등을 상근부대변인으로 약 6개월간 임명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심사위원으로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초청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줄 세우기 관행, 계파 정치를 능력 위주의 경쟁으로 깨겠다는 이 대표의 정치 실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토론만으로 당 대변인의 자질을 다 검증할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변인 공개 선발 결과에 따라 향후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강조한 대선 경선 2 대 2 토론 배틀, 공직자 자격시험 추진 공약이 힘을 받을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