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도전 선언이 임박하면서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선 10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 직전인 9월 추석 연휴 전 입당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29일 대선 도전 선언 이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전격 입당하거나, 입당을 미룬 채 제3지대에 머물다 연말에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최종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와 관계없이 이준석 대표가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늦추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11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 입당에 목매지 않는 배경엔 최근 이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회복한 당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역전한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며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에서 이긴 것도 자신감을 갖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이 현재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지도 입당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이 대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최근 불거진 ‘X파일 논란’ 등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줄 경우 조기 입당보다 ‘선(先) 외연 확장’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직력의 열세로 인해 네거티브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지지율이 하락하게 되면 전격 ‘입당 카드’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