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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입력
|
2021-06-26 03:00:00
이소호 지음·창비
다 버리고 나니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용서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단 한 번도 그 고통으로부터 발버둥 치지조차 않은 나를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은 가끔 이렇게 ‘나’와 ‘나’를 화해하게 만든다.
덮어만 뒀던 유년의 기억을 불러와 스스로를 치유하는 이소호 시인의 첫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