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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집적단지 공사 시동… 광주, AI 융복합 산업 글로벌 강자로 도약

입력 | 2021-06-28 03:00:00

9월 첫삽… 2023년까지 완공 목표
국내 유일 ‘AI데이터센터’ 등 구축
자동차-헬스 등 4대 산업 연구개발
AI 전문 인력 양성하고 창업 도와



광주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 2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 및 착수식을 하고 있다. 착수식은 대한민국 AI 핵심 거점이 될 광주의 여정을 알리는 자리였다. 광주시 제공


24일 광주 첨단3지구 국가 인공지능(AI) 융복합단지 부지(4만7256m²)에서는 AI집적단지 조성을 위한 지반조사가 한창이었다. 다음 달 땅 소유자들을 상대로 보상 절차가 시작되고 9월에는 AI집적단지 공사가 본격화된다.

2023년 완공 예정인 AI집적단지는 ㄷ자 형태의 한 개 건물처럼 보이지만 국가 AI데이터센터, 실증동, 창업(사업화)동으로 구분된다. AI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톱 10위에 드는 첨단시설이다. AI데이터센터는 각종 데이터를 누구나 공유하고 각종 연구개발을 지원해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는 최적의 플랫폼이다.

AI집적단지엔 광주가 신성장 동력인 AI 융복합 산업의 세계적 강자로 도약하는 꿈이 담겨 있다. 공득조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 AI융합실장은 “이르면 7월에 소비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국내 대기업 AI연구소를 광주에 유치한다”며 “불모지인 광주가 AI집적단지로 인해 각종 산업체가 잇따라 들어오고 향토기업이 첨단화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AI기업·산업 지원 세계 10위권 시설


AI집적단지 내 연면적 3179m² 규모로 들어서는 국가 AI데이터센터에는 88.5페타플롭스 규모의 슈퍼컴퓨터가 설치된다. 슈퍼컴퓨터는 초당 1000만 분의 1 연산 능력을 갖춘다. AI데이터센터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누리온 5호기 슈퍼컴퓨터보다 규모가 3배 크다.

AI데이터센터는 AI기업과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국내 첫 모델이자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국내에 여러 개 유사시설이 있지만 AI로 특화된 곳은 데이터센터가 유일하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은 내년 완공될 AI데이터센터 구축을 맡고 있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본부장(52)은 “2023년 국가 AI데이터센터가 완공될 예정이지만 미리 AI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용역사업자인 NHN가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체 처리능력의 10% 수준이지만 이용하는 AI기업이 90여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3층의 실증동(1만2250m²)은 지역 특화산업인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4개 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중앙 7층 건물인 창업동(8966m²)은 AI인재들의 창업을 돕고 인력을 양성하는 공간이다.




광주 산업에 AI를 입힌다


2023년 완공될 예정인 광주 첨단3지구 국가 AI집적단지 조감도. 광주시 제공

AI집적단지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자동차기업과 에너지기업, 헬스케어 등 입주단지가 조성된다. 광주 자동차산업은 기아자동차 의존율이 76.7%에 달한다. 광주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차량 양산을 본격화할 경우 기아차 의존율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광주에는 자동차 분야 중소기업이 280개가 있다. AI집적단지가 운영되면 AI를 기반으로 제품혁신, 비용절감 등 효과로 자동차 산업 혁신이 일어나고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산업의 경우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인 나주시 빛가람동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에너지 관련 310여 개 지역기업이 AI집적단지 가동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기업들은 AI집적단지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비용 절감과 안정성 확보 등 효과도 보게 된다.

광주는 치과 관련 기업 110곳과 정형외과, 안과, 화장품 기업 360곳 등 의료기기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AI집적단지는 의료기기 산업 중소기업과 지역병원, 심혈관센터,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등과 연계해 데이터 기반 고령 친화 고부가가치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신걸 광주시 인공지능정책과장은 “AI를 활용해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 광주 지역 기업들의 생산과정 최적화, 제품 혁신, 비용절감 등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AI집적단지 주변에는 AI 선도기업과 연구소, 관련 기관들이 잇따라 들어서는 등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기업과 연구소는 AI집적단지 내 국가 AI데이터센터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창출한다. 이처럼 광주형 AI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광주가 대한민국 AI 대표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손경종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다음 달까지 AI 관련 기업 100곳을 광주에 유치할 것”이라며 “AI 산업생태계 조성이 끝나는 2024년까지 AI기업 310여 곳이 들어와 1000여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AI인재 양성 요람 ‘광주’


광주는 AI산업 성공 비결로 인재 양성을 꼽고 있다. 광주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인공지능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관학교는 지난해 총 960시간 교육을 통해 AI 실무형 인재 155명을 배출했다. 올해 2기 교육생 모집에는 609명이 지원해 평균 3.3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기 교육생 180명은 16일부터 광주과학기술진흥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해 석박사를 양성하고 있다.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 지역대학도 AI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 등 광주가 AI인재 양성 요람이 되고 있다.

광주는 청년 전문가들이 창업해 성공할 수 있는 AI창업 생태계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AI창업 기업이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AI멘토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법률, 특허, 국제회의 등을 원스톱으로 돕는 AI종합지원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에 사무실 공간을 지원하는 AI창업캠프도 문을 열었다. 초기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AI 창업가들을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이처럼 광주가 AI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면 창업으로 7000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5000명의 인재가 양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종석 AI종합지원센터장(50)은 “올 1월 광주에서 창업한 AI 기업들이 청년협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등 광주에서 AI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재 찾아오는 AI생태계 구축”
이용섭 광주시장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광주를 글로벌 선도 도시로 만드는 돌파구가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이용섭 광주시장(70·사진)은 24일 기업들 사이에서 AI도시 하면 광주를 떠올릴 정도로 지역 가치가 상승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정부는 2018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을 신청하도록 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16개는 관행에 따라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신청했다. 하지만 광주는 유일하게 연구개발 사업인 AI집적단지 조성을 신청해 2019년 선정됐다.

이 시장은 광주 첨단3지구 AI집적단지가 총 6200억 원 규모의 세계적인 AI의 심장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집적단지에는 예산 4116억 원이 투입되는 것 외에 AI데이터센터 구축사업자인 NHN이 21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이 시장이 모든 산업, 서비스가 AI와 결합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 이런 성과로 이어졌다.

이 시장은 “AI산업은 인재 경쟁이라고 할 정도로 인재 확보가 성공에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그동안 미국 실리콘밸리, 한국 판교 테크노밸리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AI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AI인재가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가방 하나 메고 광주에 와 창업하고 성공할 수 있는 AI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 시장은 장마철, 해빙기에 생겨나는 포트홀과 관련해 AI기업이 개발한 기술, 드론을 활용해 정비하는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광주 5개 자치구 보건소와 2000여 개 지역 병의원에서 온라인 협진이 가능한 플랫폼인 AI보건소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이 시장은 “AI는 광주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광주에 둥지를 튼 AI기업과 전문 인력이 머무는 매력적 장소로 만들고 싶다”면서 “AI기업들이 광주를 찾아오게 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AI 서비스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