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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공략·盧참배·황교안·…좌우 넘나드는 이준석 ‘실용행보’

입력 | 2021-06-27 11:28: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2021.6.25/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약 보름동안 좌우 진영을 넘나드는 ‘파격행보’를 보이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대전 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보수정당의 황무지로 꼽히는 호남을 두 차례 방문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회동 등을 이어가는 것은 당파와 진영 논리를 초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2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위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누구든 만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존중’을 약속했고, 당일 밤엔 ‘강경보수’로 꼽히는 황 전 대표와 당의 안정적인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보수야당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다 먼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날(26일)에는 백범 김구 선생 72주기를 맞이해 묘소를 참배한 것을 두고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중시했던 보수진영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행보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백범김구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백범 선생께서) 진정한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원하셨던 것처럼 우리 당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게 하겠다”며 “첫째도 통합, 둘째도 통합, 셋째도 완전한 통합이라는 생각으로 내년 대선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통합’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호남만 두 차례 방문하며 ‘호남 공략 내실화’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 대표가 광주를 찾아서는 “5.18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보수 정당 대표로선 이례적인 발언도 했다.

기존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5.18 광주 민주항쟁을 껴안으며, 이념과 지역·계파 상관 없이 전국을 아우르는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 안팎의 예상보다 빠른 결정을 내린 점도 정권교체로 당이 추구하는 정치 이념을 현실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야권 한 관계자는 “기성 보수가 정치적 계산과 프레임에 갇혀 외부 확장성이 떨어진 단점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라며 “이념을 넘은 이같은 실용행보로 대선후보 경선 전에 강경보수 색깔을 완전히 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