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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첨단 설비로 수산물 안전하게 공급… 포브스 브랜드 대상 2년연속 수상

입력 | 2021-06-28 03:00:00

은하수산




‘관해청도(觀海聽濤).’

부산 경제를 이끌고 있는 강서구 녹산공단 중심부 ㈜은하수산 2층 현관 입구에 내걸린 글귀다. 바다를 봐야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듯 현장의 소리를 듣고 소통한다는 회사 경영방침이 담겼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가정 같은 회사, 가족 같은 사원, 정직과 신뢰’란 사훈이 분위기를 대변했다.

수산물 제조유통업체인 은하수산의 모태는 1970년 자갈치시장의 ‘영도상회’다. 1994년 대형 유통사 납품을 시작으로 2000년 은하수산을 설립해 현재 매출 규모는 대기업을 제외하곤 동종업계에서 1위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1800억 원.

사명은 은하계에서 가장 빛나는 은하수처럼 수산업계 중 가장 빛나는 기업이란 뜻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은 이현우 회장(57)은 정도경영을 토대로 윤리, 환경, 혁신, 열린 경영을 현장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 회장은 “올바르고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해 항상 고민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 오고 있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에게 안전하고 친절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은하의 자랑거리는 먹거리 안전을 보장하고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차별화된 기술설비다. 2019년 국내 최초로 활어 자동화 필렛기(뼈를 발라내고 편편하게 저미는 기계)를 도입해 대량 자동화로 숙성회를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이 기계는 일반 공정에 비해 시간은 32배 단축하고, 생산은 20배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한 대형마트의 조사 결과 필렛 제품 도입 이후 연간 식품안전사고도 260건에서 4건으로 확 줄었다.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신선도 보증과 고품질 확보, 바다에서 고객까지 원스톱 공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물을 이용한 고압력으로 유해 미생물인 식중독균 등을 없애는 초고압 살균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기계를 통한 등 푸른 생선의 히스타민 독 생성 억제 예방법은 특허등록을 받았다.

은하수산 직원들이 멀티박 수산물 제품 자동포장기 앞에서 설비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은하수산 제공

어패류 자동 세척라인, 가스 치환 포장 설비, 전자동 습열식 오븐, 수산물 항생제와 중금속 검사시스템, 식품 유해균과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실시간 종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시스템 등 글로벌 수준의 설비를 갖췄다.

은하의 생산 제품은 180여 가지. 배송과 동시에 취식이 가능한 로켓 프레시 필렛, 유아시장을 겨냥한 뽀로로 파트너십 제품, 밀키트, 가정간편식, 제수용 세트까지 다양하다. 국내 대형마트 및 유통업체 30여 곳이 주요 거래처다. 3개 국내 물류센터와 태국지사를 포함한 20여 개국 해외 유통망을 통한 거미줄 네트워크로 수산물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품질 관리를 위한 기업 인증도 은하의 강점이다. 2010년 4종류의 HACCP 인증을 통해 식품 안정성을 다졌다. 2018년에는 자연수산물 분야의 해양관리협의회(MSC)와 양식수산 분야의 세계양식책임관리회(ASC)의 인증을 받아 친환경 수산업 표준에 동참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식품 표준인 식품안전 경영시스템 FSSC2200을 인증받았다. 4월에는 지속가능한 수산물 시장 확대와 친환경 연근해 어업 전환을 위해 국내 수산 유통 분야에서는 최초로 세계자연기금(WWF)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은하수산 이현우 회장.

송건호 사장(45)은 “직원 230여 명의 노력으로 우리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브스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며 “2년 전부터 온라인 시대에 대비한 결과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라고 올해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최근 수산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부경대에 발전기금 1억 원을 내놓았다. 또 지역 저소득가정, 결식아동, 소년소녀가장, 사회복지관 등에 54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 매월 수익금의 일부를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내놓고 있다.

입사 2년 차인 이강진 사업기획팀 대리(31)는 “우리 회사는 고객 위주의 가치경영과 미래 비전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동기 부여와 함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