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당업체 2곳 진술 확보

경찰이 미국으로 출국한 문흥식 씨(60)가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의 철거 공사 업체 두 곳으로부터 각각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 측은 문 씨로부터 “조합장을 잘 알고 있다. 금품을 주면 재개발 사업 공사를 맡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학동4구역의 철거 공사와 석면해체 작업 등에 참여했다.
한솔기업 측 관계자는 경찰에서 “2019년 상반기 문 씨에게 같은 제안을 받고 금품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기업 측은 문 씨에게 금품을 건넨 이후인 2019년 하반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건물 철거계약을 했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학동4구역 철거 공사와 관련해 문 씨가 양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2019년 하반기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문 씨에게 제공한 금품 비율에 맞춰 철거 공사를 7 대 3으로 나누는 이면계약을 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을 지낸 문 씨는 2007년에도 다원그룹 측에 “학동3구역 재개발 공사에서 철거업체로 선정되도록 줄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문 씨는 당시 다원그룹 측으로부터 6억5000만 원을 받은 뒤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고소를 당했고, 수사를 받은 뒤 2012년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문 씨는 주변에 “철거업체들이 모든 책임을 나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